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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라 미숑 오 브리옹은 슈퍼 세컨 와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고 있어요."
슈퍼 세컨 와인 정의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1855년에 제정된 그랑 크뤼 등급은 약 170년 정도가 흐른 지금까지도 그 리스트에 별다른 조정이 없었어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 소유주가 바뀌거나 포도밭 부지가 변하면서 품질이 저하된 와이너리가 있어요
- 당시에는 2~5등급을 부여받았지만, 현재는 투자로 인해 품질 개선이 이루어져 1등급 와인 품질에 필적할 만한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도 있죠
- 그리고 당시에는 리스트에 들지 못했지만, 현재는 리스트에 들어도 좋을 만큼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도 있고요.
- 또한, 등급 분류 이후에 새로 생긴 생산자 중에서도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곳이 여럿 있어요.
즉, 등급이라는 것은 다 옛말이고 현재는 등급과 관계없이 높은 품질 수준을 보여주는 와인은 따로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등급은 낮지만(2등급 이하), 품질이 뛰어난 와인을 두고 '슈퍼 세컨 와인'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일종의 소비자들이 부여한 또 다른 등급 같은 것이 되겠네요.
✅ 슈퍼 세컨 와인: 1855년 제정된 메독(Médoc) 지역 그랑 크뤼 등급 와인 중에서 2등급 이하의 와인이지만, 그 품질 수준은 1등급 와인에 필적할 만큼 뛰어난 와인을 일컫는 용어.
이 용어는 비공식적인 것이지만 이에 속한 와인의 가격은 다른 와인들과 비교하면 꽤 높은 편에 속해요. 와인의 품질은 물론 그 명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5등급에 속하지만, 슈퍼 세컨 와인에 포함되는 샤또 뽕떼-까네(Ch. Pontet-Canet)의 일반적인 가격*은 10만 원 중후반에서 20만 원대까지도 형성돼요. 반면, 2등급 와인인 샤또 로장-갸씨(Ch. Rauzan-Gassies)의 가격은 10만 원 내외에 형성되어 있죠.
*가격은 빈티지(Vintage)에 따라 상이할 수 있어요.
슈퍼 세컨 와인을 가성비 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슈퍼 세컨에 속한 와인들은 대체로 10만 원대에서 80만 원대까지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이 와인들의 가격은 보통의 와인들과 비교해 본다면 절대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런데도 이들을 가성비 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1등급에 속하는 5종의 와인들의 가격은 대체로 100만 원 내외부터 시작해서 빈티지에 따라서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구매하고 마시기까지가 참 망설여지고, 사실 그러기도 쉽지 않죠.
물론 슈퍼 세컨 와인들도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품질이 대체로 1등급 와인에 비견되기도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게다가 그 가격은 1등급 와인 가격의 20~50% 형성되어 있기에 가격 접근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가성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적은 부담으로 1등급 와인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셈이기도 하고, 가성비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하니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