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2.09 뜨루레터 Vol.27 (By 콜라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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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프랑스, 그중에서도 보르도(Bordeaux) 와인이 최고야.
특히 메독(Médoc) 지역 와인이라면 믿고 마실 수 있지."
아마 아직 와인이 낯선 뜨루민들에게는 사실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 의견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맞는 것도 아닌데요. (보르도 > 메독 지역은 프리미엄급 레드 와인 산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비중은 메독 지역 전체 와인 중 극히 일부랍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얘기가 주변에서 자주 들리고 있다는 것이고, 이유야 어찌 되었건 프랑스 > 보르도 > 메독 지역의 와인이 아주 특별하기 때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아요. 보르도 와인이 특별하고 매력적인 이유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이 지역의 그랑크뤼 등급 제도📃가 크게 한몫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의 뜨루레터는요,
① 185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만국(세계)박람회를 살펴보고,
② 그랑 크뤼 등급 분류에 대해 알아볼게요.
③ 그리고 뻔하지 않은 그랑 크뤼 와인 2종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22.12.09 빅코 올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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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크뤼 등급의 탄생.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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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chandler, 1855년 파리 만국(세계)박람회 광장 앞 모습
1855년, 나폴레옹 3세(프랑스 황제)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박람회를 개최해요. 이곳에 참가한 많은 국가들은 다양한 물품들을 출품하였고, 개최국 프랑스는 보르도 와인을 포함시켰죠. 🍷
당시 박람회에 출품된 보르도 와인은 종류당 6병씩만 출품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일부 심사관들이 테이스팅 하거나 전시장에 진열하기에는 충분했지만 수천 명의 일반 대중들이 테이스팅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보르도 지역 와인의 우수성을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죠.
이에 따라, 당시 보르도 상공회의소(Bordeaux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는 출품된 와인의 목록과 함께 세부 지역을 그린 산지 지도를 대중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합니다.
보르도 상공회의소는 당시 보르도 와인의 유통을 전담하고 있던 보르도 와인 중개 협회에 이러한 상황을 전달하며, 출품된 와인들의 생산자 명단과 함께 각 생산자의 포도원/와이너리 부지를 그려 넣은 지도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해요.
약 보름 뒤, 보르도 와인 중개 협회는 지도와 함께 생산자 명단을 제출하였고, 이에는 총 5개 등급*으로 분류된 60개의 생산자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한 번씩은 들어 본 '1855년 그랑 크뤼 등급 분류'랍니다.
*5개 등급의 생산자 리스트가 정해지게 된 자세한 스토리는 하단의 원문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 아주아주 재미있는 내용이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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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 크뤼 등급 분류(Grand Cru Class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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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ssary.wein.plus, 1855년 그랑 크뤼 등급 리스트 원본
이로써 1855년 등급 분류에 포함된 총 60개의 생산자들은 '그랑 크뤼 등급(Grand Cru Classé en 1855)' 명칭을 부여받게 되었고, 이는 곧 이 지역에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또는 와이너리)임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등급 분류는 세계 박람회에서 보르도 와인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였기 때문에 이것이 공식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칙령이 달렸었으나, 약 16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단 두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조정이나 변경은 없었어요.
*예외 1: 1855년 9월 16일, 보르도 > 메독 > 오-메독(Haut-Médoc) 지역의 생산자인 깡뜨메를르(Cantemerle)가 5등급에 추가되었어요. 이로 인해 그랑 크뤼 등급을 부여받은 생산자는 총 61곳이 됩니다.
*예외 2: 1973년 6월, 2등급 생산자였던 샤또 무똥-로칠드(Château Mouton-Rothschild)가 1등급으로 승격되었고, 이로써 현재 우리나라에서 '5대 샤또'라고 불리는 5종의 1등급 와인 생산자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그랑 크뤼 등급을 두고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단 말이죠. 자세히 살펴보면요.
- 당시 등급 분류에 선정된 생산자들 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유주가 바뀌거나 포도밭 부지가 변하면서 품질이 크게 저하된 곳이 있고요.
- 당시 그랑 크뤼 등급 리스트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현재는 훨씬 더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도 있어요.
- 그리고 등급 분류 이후에 새로 생겨난 생산자 중에서도 고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곳이 여럿 있죠.
- 게다가, 해당 등급 분류는 레드 와인 부문에 있어서는 보르도 > 메독(Médoc) 지역의 생산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이후에 그라브(Graves)나 생-테밀리옹(Saint-Émilion) 지역에서도 별도의 등급 체계가 제정되긴 했지만요.
*메독 지역에 속하지 않음에도 등급을 부여받은 유일한 생산자가 있어요. 바로 샤또 오-브리옹(Château Haut-Brion) 입니다. 샤또 오-브리옹이 등급 분류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원문을 통해 확인하세요. 😎
즉, 등급이 품질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란 것인데요. (와인의 품질이라는 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등급 명칭을 달고 있다는 이유로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등급은 없지만 유사하거나 더 높은 품질을 보유한 와인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되어 온 등급의 상징성이나 명성, 그리고 상업성 등 다양한 측면의 이해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등급의 재조정은 쉽사리 진행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용어와 개념이 등장하는데요.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주에 이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할게요. 기대하세요!
*추신: 오늘의 주제는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보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더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유익함은 덤이고요! 보르도 와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내용부터 그랑 크뤼 등급 와인 리스트가 선정된 이야기까지 원문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는 건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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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 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 와인 리스트는 총 61개로 정해져 있죠. 그리고 이중에는 이미 품질 좋기로 유명한 와인도 있는 반면, 품질이 좋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악평을 받는 와인도 있는데요. 하지만 품질이 좋다고 소문난 와인들은 수요가 많아 가격대도 높고 구하기도 쉽지 않은 편이에요. 😅
그래서 해마와 빅코가 가격 접근성 좋은 품질의 그랑 크뤼 와인을 1종씩 소개해 드릴게요!
해마의 추천 와인 | 샤또 페데스클로 13' (Château Pédesclaux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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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제품 정보
- 산지 | 프랑스 > 보르도 > 메독 > 포이약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53%, 메를로 43%, 까베르네 프랑 4%
- 등급 | 그랑 크뤼 5등급
- 가격 | 5~8만 원대
- 구입처 | 대형마트, 백화점, 샵 등에서 쉽게 찾아보실 수 있어요.
망빈이라 불리는 13' 빈티지를 추천해서 놀라셨나요? 보르도의 2013년은 작황이 안 좋았던 해인 건 분명한데요. 이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요! 소비자에게는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물량도 많은 데다 지금 바로 마셔도 좋거든요. 👍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들은 기본적으로 가격이 높은 데다 굿빈의 경우엔 더더욱 가격이 사악하죠? 따라서, 비록 빈티지는 조금 약하지만 해당 와이너리의 스타일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13빈은 아주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특히나 이 페데스클로는 제가 블라인드로 마셨을 때 품질이 굉장히 좋아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전형적인 보르도 스타일인데다 13빈임에도 까쇼 특유의 풋내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밸런스와 여운까지 좋았어요. 당시 미국 나파밸리의 이니스프리(Innisfree) 와인도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는데요. 언제나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이니스프리보다 13빈의 페데스클로가 조금 더 퀄리티가 좋았어요. 이떄의 계기로 저의 13빈에 대한 선입견이 깨질 수 있었습니다.
총 61가지나 되는 보르도 그랑 크뤼를 모두 굿빈으로 마셔보기엔 우리 지갑이 힘들잖아요? 가뜩이나 요새 물가도 비싼데..😨 그러니 와인 애호가라면 다양한 그랑 크뤼를 경험해 보는 목적으로 이 와인을 추천해 볼게요. 그러고 나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판단되시면 조금씩 다른 13빈에게도 마음을 열어주세요. 13빈은 어딜 가든 자주 보이고 행사로도 자주 풀리니까요. 😉 단, 셀러링은 금지!
빅코의 추천 와인 | 샤또 프리외르-리쉰 14' (Château Prieurè-Lichine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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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제품 정보
- 산지 | 프랑스 > 보르도 > 메독 > 마고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0%, 프티 베르도 5%
- 등급 | 그랑 크뤼 4등급
- 가격 | 7~10만 원대
- 구입처 | 백화점, 대형마트(코스트코), 샵 등에서 간간이 보여요.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인을 마시다 보면 만족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떤 경우에는 아주 실망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그렇죠. 그리고 실망하는 경우 중 하나는 외부에서는 좋은 평을 받는데 저에게 있어서는 그만큼의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경우예요.
그래서 이 와인은 블라인드로 마셔 봤어요. 그랑 크뤼 와인이라는 것 외에는 어떤 정보도, 가격도 모른 채 말이죠. 결과는요? 아주아주 대만족이었어요. 🎉
제가 판단하는 좋은 와인의 기준 중 하나는 향이 필수적으로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제가 빅코잖아요? 맛도 중요하지만 향이 우선인 거죠. 그래서였을까요? 이 와인의 향을 딱 맞는 순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오크통 숙성에서 기인한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향들과, 잘 익어 강렬하면서도 섬세함이 느껴지는 과일 향들이 정말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그리고 향의 강도도 강해서 잔 밖 꽤나 멀리까지도 향이 퍼져나갔고요.
미각에서는요, 탄닌과 산도, 그리고 과실향이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조화로움을 보여줬는데요. 이 와인의 화룡점정은 벨벳과 같이 부드러운 텍스쳐였어요. 얼마나 매력적이었으면, 아직도 그 감각이 살아날 정도라니까요. 🤣
이 와인을 몇 개의 단어로 짧게 평가한다면, '차분함, 명료함, 그리고 조화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이미 이 와인을 드셔 보신 분들은 제 말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테이스팅에 관해서는 여기까지 설명하고, 빈티지 얘기도 잠깐 해 볼게요. 보르도의 2014년의 특징은 포도의 완숙기를 10월까지도 가져갔다는 건데요. 이로 인해 까베르네 소비뇽, 프티 베르도 등 충분한 온기와 완숙 기간을 필요로 하는 품종들이 잘 재배될 수 있었어요.
샤또 프리외르-리쉰은 빈티지에 따라서 메를로의 비중이 높을 때도 있는 와인이지만, 2014년에는 이러한 빈티지의 영향으로 까베르네 소비뇽(65%)의 비중이 가장 높았어요.
저는 빈티지로부터 약 7년이 지난 작년 중순('21.08)에 이 와인을 마셨는데요. 이 와인에게 7년이라는 시간은 아주 짧은 시간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와인은 순수함 그 자체이면서도 강렬한 과일 향들을 뽐내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충분한 숙성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한 시음 적기는 지금부터 2029년까지로, 지금 당장 마셔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와인이지만 앞으로 몇 년은 더 셀러링 해도 좋을 와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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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제1회 강릉와인축제가 드디어 시작돼요!
(※ 상단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상세 페이지로 이동됩니다.)
제1회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와인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다양한 놀거리가 준비되었답니다.
올해는 와인과 함께 조금 더 특별한 연말을 즐겨 보세요! 🍷🥂
Class & T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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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뜨루레터는 여기까지예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와인 이야기! 많이 담아 보내드릴게요. 뜨루민들의 소중한 의견 📫(우체통)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큰 힘이 되어요.
지난 뜨루레터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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